2021년 11월 8일 새벽예배 (새 352장 / 십자가 군병들아)
서론
여호와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십니다. 그분은 처음과 나중이시고, 스스로 말씀하시고 약속하신 것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십니다. 우리의 지식이나 경험으로는, 절대로 다 알 수 없으신 분이시지요. 그러다보니, 우리가 하나님 앞에 기도할 때에.. 가끔 예상치 못한 응답을 주실 때가 있으십니다. 이를 테면, 광야에서 홍해길을 따라 에돔 땅을 우회하게 되었을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 원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 보내신 불뱀들이 백성들을 물게 해서.. 많은 사람들이 죽게 된 것이지요. 그때에 모세가 백성들을 위해 기도하자, 하나님은 무엇이라 말씀하십니까? 불뱀을 만들어 장대에 매달고.. 그것을 쳐다보는 자마다 살게 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인간적인 눈으로 보면, 상당히 어이없을 수 있는 응답이셨던 것이지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그 말씀을 믿고 따랐을 때, 생명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의 기도 응답이 어떠한 것이든.. 절대적으로 순종했을 때, 엄청난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본론
모압과 블레셋으로부터 이스라엘을 구원한 사사 에훗과 삼갈이 죽었습니다. 그 두 사람의 활약 덕분에 오랜 시간 평화로울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평화는 영원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이 흐르자.. 그들이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행한 악함은 무엇이었습니까? 인간적인 관점에서 무슨 흉악한 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었습니다. 강도짓을 했다던지.. 살인을 했다던지.. 비윤리적이고 야만적인 행위를 하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저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과 구원하여 주신 것을 잊어버리고.. 우상 숭배를 한 것이 전부였지요. 하지만,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그것만큼 진노를 유발하는 것이 없던 것입니다. 그 이유는, 기껏 죽음의 구렁텅이에 빠진 사람을 구해주고.. 먹이고, 입히고, 정성스레 보살폈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이, 지나가는 사람한테 감사 표시하는 것과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소위 말하는 도리나 의리도 없고.. 인지상정도 없었던 것이지요.
‘물 들어왔을 때 노 젓는다’는 말처럼.. 평안하고, 잘 되고, 승승장구 할 때.. 오히려 더 열심히 해야 합니다. 그것이 좋은 기회를 계속 이어 나가는 방법입니다. 안심하고, 즐기며 멈추는 순간.. 도퇴 되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과 신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구원하여 주신 것.. 죄인에서 의인으로 신분의 변화가 이루어진 것.. 이러한 은혜를 기억하며 감사의 삶을 살아야 하겠지만, 그 수준에서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고.. 기도를 통해 하나님을 경험해야 하는 것이지요. 또한 안식과 쉼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 스스로에 대해 방심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잠깐 동안 사사가 없었을 때.. 지난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열심히 신앙 훈련을 하고, 율법 교육을 진행했다면.. 설령 다른 민족이 쳐들어 왔어도 믿음으로 잘 극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평화의 기간에.. 세상의 방법과 풍조를 따라 자신들의 욕망을 채우는 것에 급급했기에, 영적으로 더욱 타락하게 된 것이지요.
사사 에훗과 삼갈이 죽고 나서.. 다음 사사가 등장하기까지, 하솔에 위치한 가나안 왕 야빈에 의해 학대를 받았습니다. ‘야빈’은 가나안 왕의 공식 명칭인데.. 그들에게는 당시의 최신식 무기라 할 수 있는 철병거 9백대가 있었습니다. 오늘날로 치면, 장갑차와 같은 개념인 것이지요. 이스라엘은 단 한 번도 전투 민족이었던 때가 없었기에.. 안 그래도 전투 기술이나 무기가 변변치 않았습니다. 신체적인 조건도 좋지 않은 편이었습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수 백대의 철병거까지 있는 가나안 족속들의 핍박에, 전혀 대항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도저히 상대할 수 없어 보이는 적군의 강력한 무기는 물론이거니와, 극심한 핍박을 견딜 수 없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앞에 부르짖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의 힘과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달은 것이지요.
새로운 사사를 하나님께서 세워 주시기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은 20년 가량을 고아처럼 지내야만 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의 깊게 생각해야 할 부분은.. 19년 동안 하나님을 전혀 찾지 않다가, 20년째 되어서 열심히 부르짖어서 하나님의 응답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기도해서 응답받으신 경험이 있으시다면 아시겠지만, 하나님은 그러한 방법으로 일하시지 않는 분이십니다. 죄를 지은 것만큼.. 하나님과의 관계가 멀어져 있었던 것만큼, 충분히 죄에 대한 회개가 있고.. 어느 정도의 친밀감이 회복되어져야,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20년이나 소요됐다는 것은.. 그만큼 이스라엘 백성들의 회개가 더디었고, 그들의 마음은 굉장히 강퍅했었다는 것이지요. 그 얘기는 곧, 사사 시대의 악순환이 반복하면 할수록.. 세대는 점점 악하여져 갔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스라엘의 첫 번째 왕인 사울이 등장하기 직전.. 마지막 사사라 할 수 있는 엘리 제사장과 어린 사무엘 때에는,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해서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고 말씀하는 것이지요.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가까스로 믿음과 신앙을 회복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응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불쌍히 여기셔서 새로운 사사를 보내주신 것이지요. 그런데 이게 웬걸.. 상대가 철병거 9백대를 가지고 있으니만큼, 이왕이면 강하고 용맹한 남자 선지자를 세워주셔야 할 것 같은데, 예상을 뒤엎고.. 여자를 사사로 세우신 것입니다. 성경에 기록은 되어 있지 않지만.. 만약 제가 그 시대에 있었다면, 굉장히 실망했을 것 같습니다. 오늘날에야 여군도 있고.. 세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들이 많이 있지만.. 당시에는 그러지를 못했습니다. 아버지나 남편의 재산 중 일부로 여겨질 정도로, 대접받지 못한 시대였던 것이지요. 그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그래도 사람들이 그녀에게 가서 재판을 받았다는 것을 볼 때.. 나름 신뢰와 리더십은 인정받았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습니다. 시시비비를 가려주는 것과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은..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믿을만한 지도자가 아니라면, 휘하 장교들과 군사들은 불안에 떨며.. 오합지졸이 되고 마는 것이지요. 드보라가 택한 전술이 그러했습니다. 물론 하나님의 명령이기는 했지만, 이왕 싸움을 할 것 같으면.. 상대적으로 강한 지파인 유다나 에브라임 지파를 부르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승률이 올라가는 것이지요. 그런데, 스불론과 납달리는.. 12 지파 가운데에도 최약체 그룹에 해당됩니다. 게다가, 가나안 족속으로부터의 핍박을 직격으로 받아왔기 때문에.. ‘패배주의’에 빠져있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을 데리고 전쟁에 나선다는 것은.. 거의 도박 수준을 넘어서서, 자살 행위나 다름없던 것이지요. 실제로 드보라에 의해 이스라엘의 군대 장관으로 세워진 바락은.. 드보라의 부름에 오기는 했지만, 그녀의 전략을 따르는 것을 불안해 했습니다. 그래서 드보라의 동행을 요청한 것인데.. 그 결과, 가나안 족속의 군대 장관 ‘시스라’를 처치하는 영광은 누리게 되지 못할 것이라는 예언을 듣게 되는 것이지요.
결론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우리의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때때로,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일 때가 있습니다. 아브라함에게는 이삭을 바치라 명령하셨고..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는 발을 먼저 내딛도록 하셨고.. 여리고 성을 정복할 때에는 침묵하며 성 주위를 돌게 하셨던 것입니다. 눈앞의 현실과 상황은 그대로 두신 채.. 아직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약속을 두시고는, 믿음의 결단을 내리도록 하시는 것입니다. 현실과 상황을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의 믿음이 어떠한지 드러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현재 여러분들이 직면한 수많은 상황과 환경 속에서.. 드러내야 할 믿음의 태도는 무엇입니까? 설령 이해되지 않고.. 예상치 못한 것이라 할지라도,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칭찬과 역사하심을 경험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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