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27일 (새 415장 / 십자가 그늘 아래)
서론
세계 최초의 성문법은 주전 1,800년경에 편찬된 것으로 알려진, 함무라비 법전입니다. 2미터 50센티 정도 높이의 돌기둥에 새겨져 공포되었었지요. 덕분에 4천년 정도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그 원형이 그대로 남겨져 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면.. 몇 가지 특징을 찾아볼 수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신분제도가 있었고, 같은 계급끼리는 상해법이 평등하게 적용되었다는 부분입니다. 그 얘기는 곧, 피해자의 신분에 따라 가해자가 받게 되는 형벌이 달라졌다는 것입니다. 가해자의 신분이 낮으면 낮을수록, 처벌의 정도가 심하게 되어 지는데.. 이를테면, 실수로라도 귀족을 다치게 하면.. 두 세 배 이상으로 대가를 치르게 되는 것이지요. 이후에 생겨나는 모든 세상 나라들도 제각기 자신들에게 맞는 법을 반포했지만.. 남녀노소 빈부귀천 할 것 없이, 평등하게 적용되지는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뚜껑을 열어보면, 승자와 재력가와 권력자가.. 더 많은 이득과 편의를 갖는 경우가 많은 것이지요. 이에 비해 하나님의 나라의 법은..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고 공의롭게 적용됨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불의가 가득한 이 세상에 마음을 빼앗기지 마시고.. 더욱 말씀을 힘써 지켜,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본론
출애굽기 20장이 일종의 헌법 역할 겸.. 전체 율법에 대한 요약판이라고 한다면, 21장부터 31장까지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일반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첫 시작인 어제의 말씀 본문에서는.. 종에 대한 법규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수 백 년 간 노예로 살아왔기 때문에.. 그 의식이 뼛속 깊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특별히 오랜 기간, 노예로써 당하며 살아왔기에.. 약간 화풀이성으로, 심하고 악독하게 노예를 사용할 확률이 높았을 것입니다. 당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노예 제도를 하지 못하도록 막지는 않으셨지만, 그 인식을 다르게 할 수 있도록 말씀하신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한번 노예는 자자손손 영원한 노예와 다름이 없었는데.. 하나님의 나라인 이스라엘에서만큼은, 7년째 되는 해마다.. 자유인으로 될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또한 재산 증식의 목적으로 외국인에게 판매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생활의 어려움으로 품꾼에 가까운 종의 삶을 살 수는 있겠지만.. 동등한 입장과 위치로 보라는 것입니다. 당시 기준으로는 매우 파격적인 법조항인 것이지요.
그것에 이어진 오늘 본문은, 타인에게 상해나 재산상 피해를 입혔을 때에.. 어떻게 처벌하고 보상할 것인지에 대한 다섯 항목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사형 집행을 받게 되는 경우입니다. 고의로 살인한 자.. 부모를 치는 폐륜아.. 사람을 납치한 자.. 끝으로 부모를 저주하는 자녀입니다. 여기에서 고의 살인이나, 누군가를 납치한 것에 대해 사형을 언도하는 것은..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를 치거나 저주하는 경우까지.. 사형을 시키도록 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사실 이 부분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을 알아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부모는, 하나님을 대신하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부모의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과 같은 권위를 가지고 있었기에.. 반드시 지켜야 할 명령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부모를 때리거나.. 욕하고 저주하는 것은, 하나님께 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신성모독으로 간주 되었기 때문에, 공개 처형하도록 명령하신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사람이 사람에게 상해를 입힌 것에 대해 말씀하고 계십니다. 서로 싸우다가 돌이나 주먹으로 쳤는데, 며칠 간 누워 있다가 다시 일어나게 되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일수만큼의 보상만 하면 됩니다. 남종이나 여종을 쳐서 당장에 죽으면 형벌을 받지만, 하루 이틀을 연명하게 되면.. 형벌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지요. 혹여 임신한 여인을 쳐서 낙태하게 하면, 남편의 청구대로 벌금을 내게끔 규정하셨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 다른 피해가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것만큼의 처벌을 내리도록 하셨습니다. 또한 주인이 남종이나 여종을 눈이나 치아와 같은 신체의 일부분을 상하게 하면.. 놓아 주도록 하신 것이지요. 여기에서 눈 여겨 보아야 할 대목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종들에 대한 처우를 담은 내용이 들어가 있다는 것입니다. 이전부터 노예들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했습니다. 죽이든 살리든.. 주인 마음이었던 것이지요. 그런데 하나님의 율법에서는, 종들의 신분이 기본적으로 같은 이스라엘 백성들이었기 때문에.. 경제적인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종이 되기는 했어도, 때가 되면 동등한 위치로 회복될 것이기에.. 함부로 하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눈 여겨 볼 또 다른 하나는.. 받은 피해만큼만 되돌려 주는 법조항입니다. 고대 사회는 복수가 복수를 낳는 구조였기 때문에.. 그와 같은 방식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피폐해지지 않도록 하신 것이지요.
끝으로 세 번째는 소와 관련된 규정입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들어가면.. 농경생활을 근간으로 할 것이기에, 그 이전보다 소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고대 사회에서는 가장 귀중한 자산이기도 했기 때문에 소와 관련된 법을 마련해 주고 계신 것이지요. 그렇게 값어치가 있더라도.. 만약 어떤 소가 사람을 죽게 하면, 무조건 그 소는 반드시 돌로 쳐 죽이고.. 고기조차 먹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아무리 소가 귀중하더라도, 인간의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해서 물질보다 소중한 것은.. 인간 그 자체라는 것이지요. 특이점은, 기본적으로 소는 들이받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주인이 소를 관리하지 못해서 성인남녀를 죽게 만들면, 주인까지 함께 처벌하도록 한 것입니다. 다만, 어린 자녀나 종들을 죽였을 경우에는.. 그에 합당한 보상을 하도록 하셨지요. 한편 가축 그 자체로서 소의 가치가 기본적으로 높기는 하지만.. 농경사회에서의 소는 생활필수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귀금속류를 제외하고.. 가장 값비싼 재산이며 필수품이다 보니, 누군가 실수로라도 소를 죽게 하면.. 그 주인에게 값을 치루게 하셨습니다. 잃어버린 재산에 대한 손실을 보존해 주기 위함인 것입니다. 머리털 하나도 상하지 않게 보호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생명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소유물에도 많은 관심이 있으심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지요.
결론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오늘날은 물질만능주의와 개인주의가 판치는 세상입니다. 사람의 생명은 점점 경시화 되고.. 신분이나 위치, 능력, 외모 등에 따라, 그 가치가 천차만별로 책정됩니다. 경우에 따라, 집에서 기르는 애완견보다 못한 인생이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가히 정상적이라 할 수 없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차마 입으로 담기 힘든 온갖 강력 범죄가, 성행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러한 시대 속에서.. 여러분 자신의 마음과 생각을 점검해 보시길 바랍니다. 가족.. 동역자.. 믿음의 식구들.. 그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소중히 여기셨는지, 아니면 세상적인 잣대로 값어치를 계산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혹여 찔리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회개하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경험하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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