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19일 새벽예배 (새 305장 /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서론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하는 것중에.. 가장 많이 하는 것은, 먹고.. 자고.. 배출하는 세 가지 일이 될 것입니다. 그것을 제외한다면, 일하거나.. 놀거나.. 둘 중의 하나가 되겠지요. 그것마저 뺀다면, 무엇이 남겠습니까? 누군가와 약속하거나 계약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냐하면, 예닐곱살 정도 되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할 수 있기만 해도, ‘말 잘 들으면 과자 사줘.’ 이런 식으로 약속 아닌 약속을 하려고 들기 때문이지요.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 학업 성취도와 성적을 높이기 위해.. 계약에 가까운 약속을 하는 것은 일상다반사입니다. 성인이 되면, 그 종류와 폭은 더욱 다양해지게 됩니다. 은행 업무, 주거 공간을 위한 부동산 관련, 혼인, 취업 같은 것을 할때는 물론이고.. 요즘은 컴퓨터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폰 어플을 설치할 때에도, 사용권과 관련된 동의 계약을 해야 하는 것이지요. 대부분의 모든 계약들은 법적 효력이 발생하는데.. 그것은 서로 약속한 것을 지키지 않을 때, 막대한 피해를 야기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디지털이든 종이로든 문서상으로 남겨놓는 것인데.. 하나님은 그렇게까지 하지는 않으시지요. 하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을.. 행하지 못하실 리가 없어서인 것입니다. 축복의 언약이든.. 심판의 말씀이든,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시지요. 바라기는, 하나님의 말씀대로 살아가기에 힘쓰셔서.. 축복의 길만 걸어가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본론
하나님과 시내산에서 40일간 독대를 하고 나서 받았던 십계명 두 돌판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상 숭배한 모습을 목격한 순간, 분노하며 내던지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친히 돌판에 새겨주신 것을, 어떻게 감히 부서트릴 수 있었을까 싶지만.. 거기에는 모세의 거룩한 분노와 함께..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십계명에 담긴 내용 때문인 것이지요. 십계명 중에 두 번째 계명이 무엇입니까? 우상을 만들어 섬기면, 삼사대까지 죄값을 치르도록 하겠다는 말씀입니다. 모세가 내려가자마자 돌판을 고이 모셔놓고.. 율법을 반포하면, 우상숭배를 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야만 했던 것이지요. 그래서 일종의 계약을 파기하는 것과 같은 퍼포먼스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진노가 부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돌판을 산산조각 내었던 것입니다. 그 부분을 하나님은 용인하셨고.. 모세에게 두 개의 돌판을 준비해서 다시 오도록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인 것이지요. 모세가 백성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돌판을 깨트린 것이나.. 그 문제에 대해 추궁하지 않으신 것.. 충분히 괘씸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으셨지만, 계약의 증표로서 돌판에 십계명을 다시 써주신 것 등.. 요즘말로 ‘츤대레’같은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인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시내산에 다시 오른 모세에게.. 약속대로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셨습니다. 모세 앞으로 지나가시면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지 못하도록 잠시 눈을 가렸다가, 뒷모습을 보게 하신 것이지요. 대다수의 그리스도인들은 이 부분에서.. 놀라우신 하나님의 은혜보다는, 그 은혜를 받은 모세를 부러워하고.. 대단하게 생각하는 것에 더 많은 관심과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을 것입니다. 사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부러운 상황인 것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하나님의 은혜에 좀더 집중해 보고자 합니다. 한 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인간이라 하지만..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모세라 하더라도, 죄성만 가득한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여전히 본질상 진노의 자식이라는 것이지요. 까마귀를 열심히 씻어봤자.. 그 깃털이 검정색에서 흰색으로 바뀌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입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지극히 높으신 여호와 창조주 하나님께서, 무엇이 아쉽다고 벌레만도 못한 인간에게.. 친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시는 것이겠습니까? 사랑! 단지 그것 하나 때문임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사랑이 우리를 사망에서부터 구원하셨고, 언제나 우리를 보호하고 계신 것이지요.
모세 앞에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신 하나님은.. 그분의 근본된 속성에 대해서 설명하십니다. 자비롭고.. 은혜롭고.. 노하기를 더디하시고.. 인자와 진실이 많으신 분, 그래서 천대까지 악행과 죄를 용서해주시고.. 잘못에 대해서는 삼사대까지만 보응하시겠다 말씀하고 계시지요. 어떤 분들은 ‘이왕 은혜를 베푸실려면, 그냥 용서해주시지.. 쩨쩨하게 무슨 삼사대까지 보응하시냐?’라고 반문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하나님의 말씀은.. 무슨 법칙이나 수학 공식처럼, 균일하게 적용하시겠다는 뜻이 아닙니다. 본문 10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하나님의 언약을 잘 준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함인 것이지요. 실제로 사사 시대와 열왕기 때를 보면, 아무리 극악무도한 죄를 짓고.. 우상 숭배를 했어도, 하나님의 진노가 삼사대까지 갔던 적은 없었습니다. 물론 북 이스라엘이야 왕조가 여러번 바뀌기는 했지만, 그것은 순전히 자업자득이었고.. 남 유다 같은 경우에는, 당사자가 회개하면.. 그 아들에게까지만 영향이 끼쳤습니다. 그것마저도, 신약 시대에 예수님께서 오시고 나서부터는.. 당대에 끝나는 것으로 되고 말았지요. 결국 누군가의 삶이 힘들고 어렵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조상들 때문이 아니라, 본인의 과오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이스라엘 백성들의 범죄함으로 파기된 1차 언약은.. 하나님의 은혜로 갱신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특별히 강조된 것은, 우상 숭배에 대한 부분입니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잘 해주시고.. 그들이 애굽에서 살아갈 당시 노예 신분으로 있었다고 해서, 광야에서의 삶이 쉽지는 않습니다. 이곳 호치민에서 1~2년마다 이사하는 것도 힘들고 귀찮은데.. 그것을 매일한다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것도 바닥이 평평하고 안락한 집이 아니라, 천막이나 하늘을 지붕삼아 취침을 했어야 했을 텐데.. 틈만 나면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것이 어찌보면 당연한 일인 것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상 숭배는 별개의 문제인 것이지요. 부모님이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다른 아빠 엄마를 찾는 것 이상의 폐륜적인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율법의 요약이라 할 수 있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에서 ‘하나님 사랑’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부분이기에.. 그 어떤 계명보다, 우상 숭배를 경계하고 있는 것이지요.
결론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단 한 번의 큰 실수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마터면 국제미아가 될 뻔 했습니다. 세상 국가와는 다르게, 하나님께서 그들의 왕이 되시고.. 아버지이시기 때문입니다. 단 한 순간도 우리를 고아같이 버려두지 않으시는 하나님.. 언제나 우리의 기도와 간구에 귀 기울이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요구하시는 것은, 그저 사랑밖에 없으신 하나님.. 그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사랑을 깊이 경험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렇게 해서, 자자손손 하나님의 인자를 경험하는 믿음의 가문을 이루게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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