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23일 중고등부 설교
서론
사람이 죽기 전에.. 가까운 지인들이나 가족들에게 남기는 말을 유언이라고 해요. 그 유언의 내용은, 재산이나 유품 정리는 어떻게 할 것인지..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라던지.. 어차피 마지막 순간이니만큼,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자신이 생각하기에 꼭 해야할 말, 혹은 하고 싶은 말들을 하는 것이지요. 가장 기억에 남는 유언이 있다면, 임진왜란 당시.. 노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이 왜구들과의 전투 중에 총탄을 맞고 죽어가면서 하신 말씀이 있으셨지요. ‘지금 전쟁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적군에게 알리지 마라.’ 예나 지금이나, 지휘관의 사망 소식은, 아군의 사기 저하와 곧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알리지 말도록 했던 것이지요. 또 하나 생각나는 유언은.. 2003년도에 우리나라 대구에서 지하철 방화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었어요. 우울증을 앓던 어떤 한 50대 남성이 지하철에 불을 질러서 192명이 사망한 사건인데.. 초기 대응이 늦어서 엄청난 참사가 발생한 것이지요. 그때, 지하철을 이용했던 승객들 중에.. 마지막 순간, 부모님이나 배우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의 말을 남기고, 안타깝게 죽어간 사실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었어요. 2014년에 있었던 세월호 사건 때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요. 이렇게 죽기 직전에 남기는 유언을 보게 되면.. 그 사람이 평상시에 어떠한 생각을 하고, 무엇에 가치를 두고 살았는지에 대한 부분을 알 수 있어요. 그래서 이 시간에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기 직전.. 남기신 유언을 통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남기신 말씀은 모두 일곱 문장이에요. 그래서 흔히들 ‘가상칠언’이라고 말하지요.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에는 첫 번째와 두 번째.. 그리고 마지막 일곱 번째 말씀이 있으세요. 먼저 첫 번째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함께 본문 34절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하시더라 그들이 그의 옷을 나눠 제비 뽑을새” 예수님의 십자가 상에서 첫 마디는 용서에 대한 말씀이셨어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예수님을 향해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주의 이름을 찬송합니다.’라고 했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예수님을 못 박고 있는 상황이에요.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엄청난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었을 것이에요. 또한 종교지도자라고 하면서, 메시아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한 그들이 얼마나 괘씸했겠어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모든 사람들을 용서하신 것이지요.
두 번째, 본문 43절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네가 나와 함께 낙원에 있으리라 하시니라” 예수님은 혼자 죽으셨던 것이 아니셨어요. 자신이 지은 죄로 형벌을 받는 두 사람의 죄수가 있었어요. 그 중에 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동일하게 예수님을 비방했어요. 예수님 스스로를 구원해 보라고 조롱했지요. 반면, 또 한 명의 죄수는, 예수님은 자신들과는 다르게 죄가 없으심에도 죽으시는 것이라며.. 예수님을 비방하는 죄수를 혼냈어요. 그러면서, 예수님을 향해 자신을 구원해 주시도록 요청했고, 예수님은 그 간구에 응답하셨어요. 예수님은 이렇게 극심한 고통 중에 죽어가시는 상황 속에서도.. 생명을 살리기에 힘쓰셨던 분이세요. 특히나, 극심한 죄악 가운데 있어도.. 회개하는 심령을 구원하여 주시지요.
세 번째, 요한복음 19장 26절과 27절 말씀을 읽어보시겠습니다. “예수께서 자기의 어머니와 사랑하시는 제자가 곁에 서 있는 것을 보시고 자기 어머니께 말씀하시되 여자여 보소서 아들이니이다 하시고 / 또 그 제자에게 이르시되 보라 네 어머니라 하신대 그 때부터 그 제자가 자기 집에 모시니라” 예수님은 하나님이셨지만, 완전한 인간이기도 하셨어요. 더구나 한 가정의 장남으로 자라셨었어요. 당연히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까지.. 십계명에 기록된 대로, 부모를 열심히 잘 공경했을 것이에요. 어머니 마리아를 향한 안타까운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 안에 있으셨겠지요. 인류를 구원하는 길을 가셔야만 했기 때문에.. 사도 요한으로 하여금, 마리아를 잘 모실 수 있도록 안배를 해놓은 것이지요
네 번째, 마태복음 27장 46절 말씀을 읽어보시겠습니다. “제구시쯤에 예수께서 크게 소리 질러 이르시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하시니 이는 곧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하는 뜻이라” 예수님이 겪으신 고통 중에.. 십자가에서 못 박히시는 육체적 아픔은, 어찌보면 그다지 큰 부분이 아니에요. 신적인 존재이시기에 하나도 안 아프셨다는 뜻은 아니고, 정신적.. 영적 고통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별 것 아니었다는 의미에요. 예수님께는 인류를 죄 가운데에서 구원하기 위한.. 매우 중대한 사명이 있으셨어요. 세상 모든 사람들의 죄를 대신 지시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압박과 스트레스가 있으셨을 것이에요. 그런데 죽으시는 그 순간..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불쌍히 여기셨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십자가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그 순간, 하나님은 예수님을 외면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이셨는데.. 그것이 예수님께는 그 어떠한 것보다 극심한 고통이었던 것이지요.
다섯 번째, 요한복음 19장 28절 말씀을 읽어보겠습니다.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이 이미 이루어진 줄 아시고 성경을 응하게 하려 하사 이르시되 내가 목마르다 하시니” 시편 69편 21절을 보시면.. ‘목마를 때에 초를 마시게 했다’라는 말씀이 있어요. 예수님께서 한참 죽음을 향해 가시던 그 시각은.. 햇빛이 굉장히 뜨거운 한낮이었어요. 못에 박히신 상황이어서 피는 계속 흘리시는 중이셨고.. 그러면 탈수 현상 때문에 극심한 갈증이 오게 되요. 보통 사람이라면, 욕을 하거나.. 신을 저주하든지 했을 텐데, 그런 상황에서도.. 메시아 예언과 관련된 구약의 말씀만 인용하고 있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예수님은 구약의 예언을 완전히 이루시고.. 성취하시는 분이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지요.
여섯째는, 요한복음 19장 30절이에요. 함께 읽겠습니다. “예수께서 신 포도주를 받으신 후에 이르시되 다 이루었다 하시고 머리를 숙이니 영혼이 떠나가시니라” 예수님께서 하신 ‘다 이루었다’라는 말씀은.. 예수님 스스로 무언가를 성취하셨다는 의미로 말씀하시는 것이 아니에요. 이 말씀의 의미는, 하나님께서 계획하셨던 일들을 온전히 이루셨다는 뜻이에요. 쉽게 말해서, 마지막 순간에서조차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있는 것이지요. 참고로, 여기에서 한 마디가 더 있는데, 요한복음에서 다루지 않았던 이유는.. 하나님의 구속사를 온전히 이루시는, 성자 하나님으로서의 신적 면모를 보여 주기 위해서 그런 것이에요.
마지막 일곱 번째입니다. 오늘 본문 46절 말씀입니다. 함께 읽어볼게요. “예수께서 큰 소리로 불러 이르시되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이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죽음을 앞둔 유대인들이 드렸던 일반적 기도문이었어요. 초대교회 당시에도 전해져 내려왔던 임종할 때에 드리는 기도였지요. 예수님의 경우에는 시편 31편 5절에 ‘내가 나의 영을 주의 손에 부탁하나이다’를 인용한 것이에요. 성경에 기록된 말씀으로.. 이 땅에서의 사역을 모두 마치시면서,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인 신앙을 보여주고 계시지요.
결론
말씀을 마치겠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오시기로 결정한 그 순간부터.. 고통스럽게 죽으셔야 하는 그 순간까지, 하나님의 말씀과 인도하심에 순종하셨어요. 모든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셨지만.. 고통 중에도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것을 잊지 않으셨어요. 하나님은 그러한 예수님을 지극히 높이셔서.. 모든 이름과 만물 위에 뛰어나게 하셨지요. 아울러 그분을 믿는 저와 여러분은, 예수님을 통해서 믿음으로 구원과 영생을 얻을 수 있게 되었어요. 바라기는, 죽기까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시고.. 믿는 모든 사람들에게 구원의 길이 되어주신 예수님처럼,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그래서 하나님의 축복을 날마다 경험하는 중고등부가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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